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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칼럼/평론(우수상) Vios팀_본선진출작 3

항생제 내성균이라는 바다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가려진 팬데믹’ 항생제 내성균... “2019년에만 127만명 사망”

지난 1월 20일 연합뉴스에서 발행한 기사의 제목이다. 전 세계적으로 2019년에만 127만이 항생제 내성균에 의해 사망했으며, 495만명이 항생제 내성균에 의해 간접적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사망했다고 기술하였다. 또한 영국 런던의 자선 재단 ‘Wellcome Trust’에서 발행하는 ‘Review on Antimicrobial Resistance 2014’ 보고서에 의하면 내성균 감염 사망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하여 ‘2050년에는 1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였다. 다시 말하자면 2050년에는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암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보다 많아진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태풍처럼 몰아치고 있다면, 항생제 내성균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처럼 조용하게 전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다. 우리가 눈앞에 닥친 태풍의 대처에만 급급하다면, ‘코로나19’라는 태풍이 끝난 후에는 ‘항생제 내성균’이라는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게 될 것이다. 항생제 내성균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기 전에 즉시 대책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 항생제 내성균이란?

그렇다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항생제 내성균이 무엇일까? 항생제에 노출되어도 저항하여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항생제 내성이라고 하며, 이때 항생제에 노출되어도 생존할 수 있는 균을 ‘항생제 내성균’이라고 한다. 항생제를 복용하게 될 경우, 대부분의 세균은 제거되지만 내성균들은 살아남아 증식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보건 연구원이 운영하는 ‘One Health 항생제 내성균’ 포털 사이트에 이해하기 쉽게 나와 있다.

항생제가 개발되기 전에는 감염 질환에 걸리면 본인의 면역력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항생제를 개발한 이후부터 감염 질환을 치료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도한 사용으로 항생제가 쓸모없게 되면, 감염 질환에 걸렸을 때 예전처럼 본인의 면역력에만 의존해야 할 것이다. 2016년 8월 11일, 이데일리에서 발행된 [일문일답] “내성균 출현, 항생제 개발 이전 시대로 회귀”에서는 이러한 경우 ‘단순한 상처만으로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고, 오늘날 흔하게 이뤄지는 각종 의료행위(수술, 항암치료 등)들에 대해서도 감염을 두려워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고 서술하며 항생제 내성균의 위험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항생제 내성균은 기존 항생제와 치료법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기에 고가의 비급여 신약, 중환자실 입원일 증가 등이 불가피하다. 그에 따라 개인과 국가의 의료비 부담도 증가한다.

항생제 내성은 이미 심각한 보건의료 문제이지만, 코로나19 이후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보건의료기구(WHO)는 ‘항생제 내성 문제가 코로나 이후 최대 보건 위기가 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현재 광범위하게 항생제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감염관리, 항생제 적정 사용 등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 항생제 내성은 심각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우리는 항생제를 얼마나 사용할까?

2018년 11월 14일, 동아일보에서 발행한 기사“항생제 내성 해결 못 하면 2050년 전 세계 1천만 명 사망”에서는, ‘학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는 하루 1천 명당 34.8명이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터키(40.6명), 그리스(36.3명) 다음으로 많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 평균 21.2명의 1.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라고 기술하였다. 또한 ‘특히 감기 등의 질환에 대한 항생제 처방이 여전히 높다’며 많은 양의 항생제가 오용되고 있다는 점을 추가로 지적하였다. 질병관리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는 하루 1천 명당 34.8명이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었다면 2019년에는 26.1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항생제 사용이 많은 나라이며, OECD 29개국 중 3번째로 높다. 또한 우리나라 항생제 내성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증가하는 항생제 내성균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새로운 항생제 및 항생제 대체 물질 개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것 문제라면 새로운 항생제를 계속 개발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병을 유발하는 세균이 자라는 것을 막으면서 우리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 물질을 찾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찾는다 하더라도 임상과정을 거쳐 실제 사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새로운 항생제를 사용하더라도 그에 대한 내성균이 계속 생기기 때문에,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항생제 내성균의 등장으로 항생제가 소용없는 시대는 점점 다가오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그 시대를 대비해 항생제 대체제를 꾸준히 찾아왔다. 그 예로 경북대학교 이제철 교수가 작성한 국립보건연구원 결과보고서 ‘사람-동물-환경 간 다제내성균 치료용 항생제 대체물질 개발’을 들 수 있다.

결과보고서는 Acinetobacter baumannii의 항생제 대체물질을 개발 중이라는 내용이다. A. baumannii는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으로 건강한 사람한테는 질병을 나타내지 않지만, 환자에게는 폐렴, 심내막염, 요로감염 등 다양한 감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이다. 이 세균을 표적으로 한 항생제 대체물질은 없는 반면 감염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제철 교수는 이 세균이 철이온을 흡수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더로포어를 이용해 약물을 병원균 균체 내로 직접 전달시키는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항균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세균이 내성을 지니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만큼 항생제 대체제를 개발하는 것 역시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렇기에 내성균의 문제를 연구원들에게만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 항생제 사용량 관리 ‘항생제 스튜어드십’

[김석진의 프로바이오틱스] ‘항생제로 인한 설사와 내성균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가?’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 있다.

1990년대 초 핀란드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었던 항생제 Erythromycine에 내성을 가진 균들의 종류가 너무 많아져 이 약의 사용을 자제하도록 정부에서 지침을 내리게 되었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 항생제의 사용이 감소된 1992년부터 1996년 사이에 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니 균수가 반으로 감소되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즉, 항생제를 줄이면 항생제 내성균의 수가 줄어든다는 말이다.

이 사실에 기반을 둔 해결책으로는 ‘항생제 스튜어드십’이 있다. 항생제 스튜어드십이란 항생제 사용에 대한 청지기(집사)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항생제를 잘 사용하면서, 효과는 유지하고, 원하지 않는 내성의 유도를 줄이면서 경제적인 이익도 가져오게 하는 전략 및 수행체계이다.

이러한 항생제 스튜어드십의 적용사례에는 항생제 사용량을 분석하고 피드백을 주는 체계마련, 항생제 치료 가이드라인 개발 및 의료기간 평가인증제와의 연계 등이 있다. 항생제 스튜어드십에 대한 내용은 질병관리청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아프지마 TV’에 올라온 “항생제 스튜어드십? 이거 알아야 해?” 시리즈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One Health란 무엇일까?

항생제가 동물에게도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전체 항생제 사용량의 약 80%는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 사용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 발간한 ‘2022년도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소·닭·돼지에 쓰인 2020년 항생제 판매량은 736톤이며 다른 국가와 비교하여 높은 편에 속한다. 또한 사람에게 사용하는 항생제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소∙닭∙돼지에 쓰인 항생제 판매량은 2019년 745톤, 2018년 718톤으로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축에게 이렇게 많은 항생제를 사용하는 일이 과연 필요한 일일까? 동물에게 사용되는 항생제의 대부분은 치료용이 아닌 예방 또는 성장촉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유럽연합의회는 1998년 사료첨가물에 관한 유럽의회규정을 개정하여 그동안 사료첨가용으로 사용을 허용했던 항생물질 중 일부를 금지하였다. 또한 2018년 인간용 예비 항생제나 처방받지 않은 동물용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하였고 올해 2022년부터 시행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한 동물에게 항생제 사용을 중단’하라는 캠페인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여러 차례 행한 바 있다. 이런 사례들을 볼 때 성장 촉진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의 사용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물에게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만큼 동물이 보유한 항생제 내성균 역시 많다. 3개 이상의 항생제 계열에 내성을 보인 대장균주는 돼지 유래에서 88%, 닭 유래에서 9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동물에 있는 항생제 내성균이 인체에 기생하는 세균에게 내성을 전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인체용으로 사용되는 관련 약품들에 대해 세균이 내성을 일으켜 질병치료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이렇듯 사람과 다른 동물들은 서로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사람에게 사용되는 항생제뿐만 아니라 동물에게 사용되는 항생제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항생제 내성균처럼 인간의 건강만을 생각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과 동물 그리고 환경의 건강의 하나로 묶어 대체하는 개념을 ‘One Health’라고 한다. 이러한 One Health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이 중요하며, 각 부처의 협력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이다.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항생제 내성균 감소를 위해 ‘다부처 공동대응 R&D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다부처 공동대응 R&D사업은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통합연구체계를 구축하고, 공통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사업으로, 7개 부처가 참여한다. ‘One Health 개념의 항생제 내성균 조사연구’, ‘국가 차원의 항생제 사용량과 적절성 평가’, ‘새로운 항생제 내성균 진단법 개발’, ‘사람-동물-환경-식품이 연계된 항생제 내성기전 및 특성연구’, ‘내성균 예방과 새로운 치료전략 개발’을 5대 중점 기술로 선정하였다.

이러한 국내 다분야 항생제 내성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은 국립보건연구원에 의해 구축되어 있다. ‘One Health 항생제 내성균 포털시스템’, ‘다재내성균 병원체 사원은행’, ‘One Health 항생제 내성균 국제 심포지엄’, 그리고 ‘One Health 항생제 내성균 다부처 공동대응사업 연보 발간’ 등 많은 예시를 찾아볼 수 있다.

 

◇ 국립보건연구원의 다양한 노력 어떻게 평가받고 있을까?

이 글은 항생제 내성균의 감염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특히 많은 해결책들을 주도하고 있는 국립보건연구원의 노력에 대해 주로 서술하였는데 이런 노력들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을까?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로벌 항생제 내성 위기 대응 전략 중 ‘글로벌 감시 및 연구의 확대를 통한 증거 기반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인 GLASS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이를 한국에 맞게 구성하여 운영하는 체제를 ‘Kor-GLASS’라고 한다.

Kor-GLASS에 대한 논문은 국외 유명 학술지, Eurosurveillance에 2편이 동시 선정되었다. ‘Eurosurveillance’의 편집자는 “Kor-GLASS가 대표성, 전문성, 표준화 및 지역화라는 WHO GLASS가 표방하는 4가지 원칙에 충실하게 설계되었으며, 내성균뿐만 아니라 임상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 관리하여 높은 항생제 내성에 대한 국가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는 감시체계”라고 언급하였다. 국립보건연구원의 항생제 관리대책이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항생제 내성균은 우리가 문제의 당사자인 만큼 아니라 우리의 노력도 중요하다. 항생제 내성균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생제를 오남용하지 않는 것’이다. 의사의 처방 없이 항생제를 과다 복용한 경우 내성균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반대로 의사가 처방한 항생제를 기간을 지켜 복용하지 않고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에도 죽지 않은 균이 살아남아 증식하거나 내성을 획득할 수 있다.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고 처방받은 방법과 기간을 지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방법은 코로나19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잘 아는 방법이다. 깨끗하게 손을 씻고, 예방접종을 하는 등 감염예방수칙을 준수하여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코로나19에 관심을 기울이듯 항생제 내성균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내성균을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을 비롯한 각 부처의 노력과 우리 개개인의 노력이 합쳐진다면, 코로나 19라는 태풍이 끝난 뒤 항생제 내성균이라는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여유롭게 헤엄치며 여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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